낙화 / 김용화
장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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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5 07:49
낙화 / 김용화
목련꽃 지는 토요일 오후
내 청춘을 묻은 교정에
빛바랜 세월의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손끝에 잡히는 것들
주워 모아
풀꽃 같은 이름 하나씩 붙여 보다
바람에 날려 보내고
남은 몇 개
책갈피 속에 끼워 가방에 담았다
바람은 점점 난폭해져
소녀들 치맛자락을
말아 올리고
꽃 지는 하늘마다 날이 저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