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피고 지는 날 / 이종인
윤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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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5 06:15
민들레 피고 지는 날 / 이종인
한 번 지고 나면
다시 아니 피는 줄 알았는데
오늘 그 자리에 다시 핍니다
좋은 자리 나쁜 자리 없이
아무 데서나 얼굴 내밀기만 하니
어디 가벼워서 쓰겠습니까
쓴맛은 피하고
단맛에 길든 사람보다 낫습니다
낮은 곳을 찾아다니며
이리도 가까이 오시니
출세를 꿈꾸는 내가 미안합니다
얼마나 정이 많았으면
까칠까칠 모가 난 돌 틈에도
금이 간 사랑채 옹벽에도 핍니까
나 이제 허리를 굽히고
숨어서 우는 외로운 소리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