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시절 /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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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시절 / 나태주
계절이 바뀌어
새로 옷 꺼내입고
골목길 전봇대 아래 서서
바지에 손 찌르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아, 나는 배역이 너무 많아서
슬펐던 사람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직장 동료
누군가의 이웃
그리고 알아주지 않는
시골 시인
하나씩 길바닥에 벗어놓고 싶었는데
그때나 이때나 나는
짐 탐이 많은 사람
가방이 너무 무거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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