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남아 있는 시간! / 자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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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 | 26-04-07 15:54 | 조회수 | 29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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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시간! / 자향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진 늙은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며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시려나요.
힘없이 엉거주춤 걸어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당신은 또 무슨 생각을 하시려나요.
분홍 꽃물 번지던 어느 봄날에 재잘대는 산골짜기 샘물 곁에 서 있던 청초한 찔레꽃 한 떨기. 꽃잎은 냇물에 둥둥 떠내려가고 흐르는 세월은 긴 갈피 속에 접혀 주름진 숨결 하나로 남았습니다.
여보, 한때는 든든하고 힘있던 어깨에 어느새 찬바람만 스미고, 구부정한 등허리로 말 못 할 외로움이 내려앉습니다.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세월은 거침없이 흘러가고 빈껍질처럼 가벼워진 몸 하나만 남겨 놓았습니다.
당신이 있어 든든했던 나날들, 당신이 있어 바람막이가 되어주던 보금자리. 손으로 더듬으면 금세 온기가 묻어날 것 같은 기억들이 두 손 가득 되살아납니다.
이제는 빈 둥지의 적막 속에서 남겨진 시간의 소중함이 골 깊은 주름 사이로 천천히 배어듭니다.
늙어간다는 건 세월을 많이 흘려보냈다는 뜻도 되지만 한 뼘 남아있는 저녁해를 바라보듯 남아 있는 시간을 서로 더 소중히 바라보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을 생각하기보다 오늘 당신의 손을 한 번 더 꼭 잡아보는 일.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우리에게 허락된 가장 소중하고도 깊은 배려의 시간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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