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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 궁시렁

들꽃 / 김한주

들꽃 / 김한주


한 알 씨앗으로

엄동을 견디다가

마침내

싹 틔우고 꽃을 피운다


한 세상 지나 다시 살아도

들풀에 부대끼는 거기 그 자리,

일부러 찾아주는 길손 없지만

발돋움이 애틋하여

오히려 고운 들꽃


바람은 향기를 나르고

종다리는 봄 얘기 들려주는데

얼마나 더, 다시 살아야

드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나


차라리 누구라도 꺾어주면

한 번을 살더라도 여한이 없으련만

날마다 꿈꾸며 머금었던 눈물

오늘도 이슬은 햇살에 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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