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인간의 정(情)- 김재진 -


꽃은 피어날때 향기를 토하고

물은 연못이 될 때 소리가 없다


언제 피었는지 알 수 없는

정원의 꽃은 향기를 날려

자기를 알린다.


마음을 잘 다스려 평화로운 사람은

한 송이 꽃이피듯 침묵하고 있어도

저절로 향기가 난다.


한평생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을 만나고

참 많은 사람과 헤어진다.


그러나 꽃처럼 그렇게 마음깊이

향기를 남기고 가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인간의 정이란

무엇일까?


주고 받음을 떠나서

사귐의 오램이나 짧음의 상관없이


사람으로 만나 함께 호흡하고

정이 들면서 더불어 고락도 나누고

기다리고 반기고 보내는 것인가?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또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그렇게 소박하게 살다가

미련이 남더라도 때가 되면

보내는 것이 정이 아니던가


대나무가 속을 비우는 까닭은

자라는 일 말고도 중요한 게

더 있다고 했다.


바로 제몸을

단단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대나무 속을 비웠기 때문에


어떠한 강풍에도 흔들릴 지언정

쉬이 부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며칠 비워둔

방안에도 금세 먼지가 쌓이는데


돌보지 않는 마음

구석안은 오죽 하겠는가


누군가의 말처럼 산다는 것은

먼지를 닦아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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