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여름 - 윤 꽃님
사람들이 한 마리 파리가 되기로 한 것은
에펠탑을 오르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곳에선 분명 센 강 너머,
저 멀리 집들, 나무들,
저 발치 아래 사람들, 파리 떼처럼 보이지만
천상에 다가가려는 욕망의 화신인 그들 또한
파리 떼였으니 파리에선 그저 누구나
피장파장일 뿐이었다.
여름이면 사람들은 바캉스로 텅 빈
파리로 몰려가 원조 바캉스를 만들며
파리의 최대 습성으로 두 손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리고 두 눈을 굴리며
지구의 몇 페이지를 읽으려는 굽신거림으로
최대의 본전을 뽑아내고 있었다.
지구의 서쪽을 맛보러 온 똥파리처럼
그 여름 나 역시 에펠탑에 달라붙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웃거리며
누런 베르사유 궁전에서
내 사유의 대리만족을 배설하며
파리한 아시아의 잔반 부스러기 몇 개
떨어뜨리고 있었다.
파리의 여름 - 윤 꽃님
영
영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