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詩人:유안진
우정[友情]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管鮑之交]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親舊]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忍耐]로
베풀기만 할 재간[才幹]이 없다.
나도 도[道]를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親舊]도
성현[聖賢]같기를 바라진 않는다.
저녁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親舊]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 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親舊]가
우리집 가까이 살았으면 좋겠고
비[雨] 오는 오후[午後]나
눈[雪]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親舊]
밤 늦도록 공허[空虛]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있고
악의[惡意]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하지 않는 친구[親舊]다.
내가 길을 가다가 한 묶음의
꽃을 사서
그에게 들려줘도
그는 날 주책[主着]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 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敎養]을 비웃지 않으며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큰 핏발이 섭니다.
총기[聰氣]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視力]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 주는 불빛이 되어 주면서
그러다가 언제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祝福]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壽衣]를 입게 되고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에라도
세월[歲月]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品種]의
지란[芝蘭]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香氣]로 다시 만난다.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詩人:유안진
김
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