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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 궁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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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 궁시렁

위로받고 싶은 날,

위로받고 싶은 날,


위 : 위하여를 외쳤다

로 : 로망을 꿈꾸면서

받 : 받들기만 바랬지

고 : 고생 없을 것이라

싶 : 싶어 안심했을 텐데

은 : 은가락지 끼워줬더니

날 : 날 버리고 가버렸다.


그냥 위로받고 싶은 날이 있다.


아무 일도 아닌데 괜히 마음이 무너지고

괜찮다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눈가가 먼저 촉촉이 젖어버린 날.

막연한 서글픔이 목까지 치밀어 올라

더 이상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때,

옹달샘처럼 터져버린 눈물이 흥건하다.


애써 외면하면서 버티고 있던 아픔이

사실은 너무나 아파하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깨닫게 되는 순간의 울컥함.

애써 참고 억눌러 두었던 감정이

마치 마그마가 솟구치듯 폭발해 버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체 그냥 멍하니

넋이 나간 듯 생각 없이 앉아 있었다.


이까짓 별것 아니라며 애쓴 시간이

잊히지 않았다며 보란 듯 튕겨 나와

가만히 숨만 쉬어도 마음이 아픈 날.

곁에서 바라보다 건네는

백 마디 천 마디 말보다도

어딘지 모를 곳으로 떠난이가


그리운 옛사랑이 꿈속이라도

한 번의 따스한 포옹으로 안겨

울컥한 이 마음 위로 받고 싶다.

내가 나를 설명하는 것조차 버거워

마구 뒤엉킨 말들이 자꾸 엇나가고

입 밖으로 나온 말들이 나조차도 낯설어져.


똬리 튼 추억에 비위가 틀어져 견딜 수 없다.

이걸 어쩌지, 어떻게 말해야 위로가 될까,

속에선 서로 먼저 튀어나오려 발광을 한다.

한쪽에선 니가 상처 주어 그 사람이 떠났다고,

또 한쪽에선 품을 수 없어서 보낸 거 아니냐고

말도 안 되는 헤어짐을 두서없이 늘어놓을 때,


사실은 말이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누군가가 아 “그랬구나” 하고

측은히 들어주며 떠도는 얘기와 다르네 하며

토닥여 줄 사람 어디 없을까 두리번거린다.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던 그리움의 불만들을

극히 이기적인 입장에서 억지를 부리며 쏟아낼 때

 

이 모든 애착이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오래 참아온 시간의 흔적이라는 걸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주절일 때.

문득 천 마디의 잘 포장된 설명보다는

애틋한 한 번의 눈길로 이해받고 싶다는

감춰둔 마음을 행여 누가 알아봤으면 좋겠다.

살다 보면 어느순간 그런 날도 있지 않을까?


모퉁이 돌아섰을 때 낯익은 풍경에

때로는 낯선 풍경에 무너져 버린 날.

아무 설명 없이도 안겨보고 싶은 날.

그리고 그런 날에는 괜찮다는 말보다는

그냥 옆에 있어 줄 사람 어디 없나 하고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괜히 멋쩍어 울컥한다.

  

빛이 있습니다

profile_image 김효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6-06-18 (목) 16:26 5일전
좋은글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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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박광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6-06-20 (토) 16:07 3일전
좋은 음악과 글 즐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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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김홍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6-06-21 (일) 07:08 3일전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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