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근담(菜根譚) 개론(槪論)18장]
시간이란 광음하다.
石火光中 爭長競短 幾何光陰,
석화광중 쟁장경단 기하광음,
蝸牛角上 餃雌論雄 許大世界.
와우각상 교자논웅 허대세계.
돌이 부딪쳐 이는 빛 속에서도 길고 짧음을 다투니
얼마나 긴 세월이겠으며,
달팽이 뿔 위에서도 영웅을 가리니
얼마나 큰 세계이겠는가.
[해설]
인생 백 년의 긴 시간은
마치 돌이 맞부딪쳐 불꽃이 일어나는
짧은 순간에 불과합니다.
이 짧은 시간을 두고 길고 짧음의
득실을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일입니다.
[장자]에서는
"달팽이의 왼 뿔에 촉씨(觸氏)라는 나라가 있고
오른 뿔에 만씨(蠻氏)라는 나라가 있는데
때때로 두 나라가 땅을 다투어 싸우니,
쓰러진 시체가 수만이며 패주하는 적을 쫓다가
보름 후에는 다시 되쫓긴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좁은 세상에서
인간이 구구히 이해득실을 따져
싸우는 것을 두고 한 우화입니다.
현자의 눈으로 바라보면,
이 세계가 달팽이의 뿔과 같이 작고,
영웅호걸의 큰 전쟁도
만씨와 촉씨의 싸움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청허(淸虛) 화상의 시에는
"만국의 성이 개미 둑과 같고,
숱한 호걸이 초파리 같구나."라고 한 것도 바로 이런 뜻입니다.
달팽이의 뿔 위에서 자웅을 겨루니
그것이 얼마나 넓은 세계이겠습니까.
달관한 마음으로 우주의 영원함을 깨달을 수 있다면,
백 년 동안의 짧은 삶속에서 자웅을 겨루고
이해득실을 따지는 일이 어찌 구차하게 느껴지지않겠습니까.